이곳에선 아이도, 어른도 누구도 고립되지 않아‘사토’에서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만나다 일본 오사카시 니시나리구에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모여드는 여인숙 골목인 가마가사키가 있다. 이 동네에는 아이도, 어른도 고립되지 않기 위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이상이 실현되는 곳 1990년대 중반, 니시나리구에서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노숙인이 긴급보호 조치되거나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긴급 도망을 간 가족 등, 개인의 대응으로만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과 이들의 보호자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과 민간단체, 그리고 지역사회의 네트워크가 참여하는 연락모임과 사례회의 등이 중학교 학군 단위에서 추진되었다. 이 노력을 니시나리구 전역으로 확대하기 ..
아픈 와중에도 타인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 성별화된 돌봄 노동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아픈 와중에도 타인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 “학원 끝나면, 밥 꼭 챙겨 먹고 숙제 미루지 마”“여보, 넥타이랑 와이셔츠는 순서대로 걸어놨어. 아침에 녹즙 먹는 거 잊지 마”입원실 옆 침대 위 그녀는 내내 휴대폰을 붙들고 있었다. 아이에 이어서 남편, 그리고 아이 학원 선생에게로 계속 이어지는 통화들. 휴대폰은 쉴 틈이 없었고, 그녀도 쉴 틈이 없었다. 그녀는 유방암 초기 환자였고, 다음 날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통화가 시끄러워 미안했다며, 여자들은 아프면 더 바빠진다고 했다. 그리고 초기 유방암 수술은 가벼운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