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나, 꿈꾸던 가족이 현실이 되는 공간, ‘볼’ ‘볼 문화’는 어떻게 소수자들의 안식처가 됐나 현실에선 아마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상상할 때가 있다. 세상일이 좀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나를 둘러싼 좀처럼 세상은 변하는 것 같지 않을 때, 날 둘러싼 편견과 오해와 차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완전히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지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무슨 옷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엄청나게 큰 옷방에서, 눈에 단번에 띄는 가장 화려한 옷을 골라 입고 돔XXX 샴페인을 잔에 들고 우아하게 현악 콰르텟 연주를 듣는 나를 상상하거나, 지금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 말이다. 만약, 그런 나를 ‘재현’할 수 있..
내가 드랙(Drag)을 하는 이유[Let's Talk about Sexuality] ‘드랙킹’ 퍼포머의 정체성 (아장맨) ※ 는 여성들의 새로운 성담론을 구성하기 위하여, 몸과 성과 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과 경험을 담은 “Let's Talk about Sexuality”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나에게 드랙(Drag)이란… ‘드랙’(Drag)이라는 용어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먼저 내가 생각하는 드랙을 설명하고자 한다. 나는 드랙을 생물학적 성별에 기반하여 사회가 개인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에 반대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형태로 표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 Abnormal 팀의 패션필름에 출연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