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7. 인간세상의 원형을 상상하다 ▲ 엔키카렛의 가시나무 © Abby ‘엔키카렛’은 ‘가시’라는 뜻이다. ‘엔키카렛’이라는 이름의 이 울퉁불퉁한 광야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나무는, 이불을 꿰매는 바늘만큼 길고 단단한 가시를 촘촘히 박은 가지를 어수선하게 뻗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시간에는 어디에 그 커다란 몸을 숨기는지 신기한 기린들이 때때로 우아하게 나무에 다가서고, 긴 혀를 내밀어 용케 가시 사이의 초록 이파리를 감아 먹고는 사라졌다. 군데군데 어른의 키만 한 붉은 산을 이룬 개미집과, 간신히 돋아나긴 했으나 땡볕과 갈증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바스라지는 키 작은 풀들이 황량했다. 일 년에 많아야 보름 비를 맞는 마른 벌판은 앞머리를 사르락 건드릴 뿐인 휘파람..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6. 세렝게티 사파리투어 애비(Abby)와 장(Jang)-대학에서 만난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졸업, 취직, 결혼 등 한국 사회에서 주어진 테두리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열심히 살되 서른이 되면 모든 것을 멈추고 여행을 떠나자, 연애시절 얘기했습니다. 만으로 서른이 되던 해 여름에 함께 떠나, 해를 따라 서쪽으로 움직인 후 서른둘의 여름에 돌아왔습니다. 그 중 100일을 보낸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과 세상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전사의 땅에 들어서다 ▲ 한 순간, 창밖으로 매너리즘 화풍 속 인물처럼 유난히 큰 키에 작은 얼굴, 길고 가느다란 팔 다리를 한 사람이 스쳐갔다. 그들은 전사 ‘마사이’다. © Abby 길의 풍경을 바꾼 것은 사람이었다. 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