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청년들, 모욕 면접을 훈련하다[성소수자, 나도 취준生이다]① 애인 있습니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했다. 동시에 최악의 청년 실업률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회가 안타까워하는 취업난은 ‘대졸자, 수도권 거주자, 비(非)장애인, 비(非)질환자, 비(非)성소수자’들의 이야기였다. 이들의 슬픔과 노력, 고통과 능력, 희망과 공정을 다뤘다. ‘그 외’ 청년들의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 외’들은 취업 절벽에서 늘 벼랑 끝자리를 맡아왔는데도 말이다. ‘남자인 게 스펙’이라고 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존재 자체로 가산점이 붙는 몸(성별)이 있다면, 반대로 존재 자체가 마이너스인 몸도 있다는 말이 된다. 남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취업시장은, 그 외의 성에게 어떤 점수를 줄까. 사회가 ..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구직의 세계로 투신한 지 n년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내 자소서 = 판타스틱 개소리 특급 최종 제출하기, 클릭. 지원 마감 시간을 몇 분 안 남기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내던지듯 쓴 이력서가 제출됐다. 다시 훑어보니 손발이 오그라들어 펴지지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과장과 헛소리. 명색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지만 어딜 봐도 나라는 사람이 없다. 이것은 마치 개소리의 향연. 판타스틱 개소리 특급. 왈왈. 내 기꺼이 사용자의 착실한 ‘을’이 되어 개처럼 부려지리라 마음먹었다지만, 이런 걸 생각했던 건 아닌데. 구직의 세계로 투신한 지 꼬박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