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여덟째 이야기 마을 진입로에 한들거리던 코스모스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흰 날개를 펄럭이며 논 위를 날던, 다리가 길고 가는 새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붉고 희게, 또 더러는 분홍으로 빛나던 꽃들의 자리는 추수하고 널어놓은 누런 나락들 차지가 된 지 오래고, 한동안 텅 비어 있던 논은 이제 시꺼먼 거름을 뒤집어쓰고는 양파 밭으로 변신하려 하는 중이다. 이 모든 것이, 겨울이 이미 우리 동네 입구까지 와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이 내 등을 떠미는가 내가 초조해지기 시작하는 건 꼭 이 무렵이다. 슬슬 월동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인 건 둘째고, 그보다는 추위에 약하다는 핑계를 내세워 따뜻한 어디론가 달아날 궁리를 하는 마음을 지켜봐야 하는 탓이다. 이럴 땐 서점에 가도 꼭 여..
정부군 미야와디 재탈환, 국경지역 산발적 교전 이어져 양세진 [편집자 주] 태국-버마 국경마을 매솟에서 난민지원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양세진씨가 현지의 긴급한 상황을 계속 전합니다. 11월 8일 월요일 오전부터 시작된 버마(미얀마) 정부군과 변방 소수민족군인 민주카렌불교군(DKBA:Democratic Karen Buddhist Army) 사이의 총격전 이후 모이강을 건너 태국 국경지역으로 넘어왔던 난민들이 태국군이 제공했던 긴급난민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9일 다시 열린 국경을 넘어 대부분 미야와디로 돌아갔다. 태국-버마 국경지역 현장의 난민구호기구들 사이의 보고에 따르면 11월 8일 저녁, 국제이주기구 차량으로 추가 이송된 난민 5천 명을 포함하여 긴급난민대피소 총 난민 수는 1만에서 1만 2천명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