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안 먹거나, 아무렇게나 먹거나 밥 공부④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먹는 행위에 대한 무신경은 우리 자신과 자연에 대한 무지와 망각에서 비롯된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밥 먹기 아침에 식구들은 제각각 밥을 먹었다. 아빠는 아침 드라마를 보며 서서 밥을 먹고, 초등 6학년인 딸은 부엌과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서서 밥을 먹었다. 그들이 밥을 각자 먹고 난 뒤 엄마는 대충 설거지거리를 정리하고 밥을 들고 방으로 들어와 역시 TV를 보며 먹었다. TV 속 드라마는 아주 끔찍한 거짓을 태연하게 연출하는 어떤 여자와 그 일을 당하는 사람들의 분노로 격렬했다. 그런 ..
‘밥’의 언어를 찾아서 밥 공부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와아, 너 인간승리다. 이십대 때 그리도 먹는 걸 경멸하더니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에서 ‘새로 쓰는 혼밥의 서사’를 읽은 대학시절 친구의 반응이다. “에이구~ 내 이럴 줄 알았지.” 어느 날의 밥상은 ‘어느 날’일 뿐이지 ‘맨날’이 아니다. 대부분의 날들은 밥하러 부엌까지 가는 일이 멀고도 힘든 일이다. 난 여전히 밥 하는 일이 즐겁지 않다. 그런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토닥인다. 평생 지겨웠고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는데, 몇 년 노력한다고 바뀌나? 어림없다. ‘하찮고,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