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존엄사 논쟁은 죽음이냐, 삶이냐의 문제를 넘어서 죽음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 인간의 죽음을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과정, ‘죽어감’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은 2006년 연세대 간호대학 창립 100주년이자 한국죽음학회 1주년을 기념하여 죽음학자 알폰스 디켄(Alfons Deeken) 교수 초청 강연의 내용이다. 죽음학자 알폰스 디켄 박사의 강연 알폰스 디켄 박사는 죽음학자이자 가톨릭 예수회 신부로 1975년부터 일본 동경 상지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1982년 일본에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會)’를 창설해서 현재 7천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저서 (궁리, 2002)가 번역, 출판됐다. 디켄 박사는 죽어가는 환자, 특히 말기..
어린 시절 당한 성폭력, 죽음을 겪은 것과도 같아 과거 경험이 우리 삶에 미치는 질긴 영향력으로부터 훗날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는 발생 당시 고통이 어떻게 다루어졌는가에 크게 달려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성폭력을 겪고 이제 어른이 된 많은 사람들은 그때 당시 말할 수 있었고 보호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보다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경험에 대해서, 혹은 그 경험을 말할 수 없었고 아무런 보살핌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서 이겨내야만 했던 기나긴 시간들에 대해 증언합니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성폭력 경험은 살아남아 어른이 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거운 짐으로 남겨집니다. 이들을 ‘생존자’라 이름 붙일 정도로, 그 경험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참으로 지독한 경험입니다. 성폭력이란 힘있는 자가 권력을 악용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