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 곳을 정한다는 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공인중개사 김영희(44)씨를 만나면서, 새삼 집을 구하고 이사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김영희씨는 사람들이 집을 사고 팔고 이사를 들고 나고 하는 과정에서 사다리역할을 하며, 자신의 일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저는 중개업소라는 말보다 복덕방이 더 좋아요. 중개비도 그냥 복비라고 해요. 남들은 그게 비하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전 원래 이 일이 그런 것 같아요. 복덕방이란 복(福)과 덕(德)을 나누어주는 곳이란 의미거든요. 잘 살게 해주고, 복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고. 이사 들고 나고 하는 게 쉬운 일 아니잖아요. 개인의 인생에서 보면 대사(大事)죠.” 이주가 잦은 도시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
헌재의 종부세 감세론과 한국의 여성운동 지난 해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종합부동산세가 사실상 무력하게 됐다. 당시 헌재는 종부세가 일부 위헌이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부부별산제로 나타나는 개인소유권을 저해한다’고 했다. 헌재의 결정은 개인소유권 중심으로 여성의 재산권을 지지하는 것이어서 여성주의 진영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는, 이어진 종부세 논란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필자 이박혜경(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님은 ‘여성의 재산권’을 둘러싼 여성운동과 페미니즘 담론을 되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또 현재 한국사회에서 ‘젠더’정치와 ‘계급’정치가 맞물려 있는 정황을 살펴보고, 페미니즘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묻는다. [편집자 주] 한나라당의 여러 의원들이 발의한 안과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