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사용에 대한 자기결정권 ‘시간 빈곤’에 관하여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왜 그리 바빠?” 사람들과 일정을 정할 때마다, 나는 안 돼는 날이 많다. 그들은 내가 다시 많은 일을 하며 지내는 건 아닌지 염려하지만, 전혀 그런 건 아니다. 나도 이따금 의아했다. 출퇴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지. 이제 더 이상 일상적으로 병원에 가느라 시간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니고, 예전만큼 매일 여러 보조치료법을 하지도 않는다. 누워있는 시간도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그런데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 올 한해 극장 한번 간적 없고, 이따금 시집을 읽는 것 외엔 소설을 마..
우리에게 ‘생존’은 너무 비싼 일이다[나의 알바노동기] 살아남아라, 김영교! ※ 는 청년여성들의 가감없는 아르바이트 현장 경험을 기록합니다. “나의 알바노동기”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생활비가 떨어졌다, 우울이 다가온다 아…….어느새 생활비가 다 떨어져 버렸다.한 달 월세 삼십만 원, 통신비 육만 원, 식비 십만 원… 별달리 사거나 쓴 게 없는데도 그냥 말 그대로 생활비가 똑! 떨어졌다. 정기적으로 치료받고 있는 정신과에 저번 주 월요일 날 가야 했지만, 불안한 생활비에 아침 점심 저녁 먹는 약을 그저께는 아침 약, 어제는 점심 약, 오늘은 저녁 약으로 나눠먹고 있다. 집에서 유일한 마실 거리인 끓인 물과 함께 약을 삼키며 생각한다. ‘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