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더 아프게 만드는 ‘질병 낙인’ 잘못 살아온 결과라는 징벌서사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칼럼에 인용된 사례는 모두 사전 동의를 받았습니다. 암에 걸린 것이 왜 창피한 일이라고 느꼈을까? “유방암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병원 옥상에 올라가고 싶었어요. 가서 딱 뛰어내리고 싶더라구요. 너무 창피해서, 남 보기 부끄러워서.” 염색약을 밀어 올린 흰머리가 소복한 그녀는 마이크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암 진단 직후 수술을 했고, 2년간 항암을 했으며, 10년 전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남편과 자식들을 제외하곤 친척도, 친구도, 아무도 자신이 암 환자였다는 걸 모른다고 했다. 남한테 얘기하는 건 여기가 처음이라..
퇴사하도록 ‘전략적 괴롭힘’ 가하는 금융권사무금융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 나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성과자’들에게 식충이라는 말도 많이 했고… 월급 축내고 있다, 식충이다….”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저성과자를 새벽에 보자고 해서 자기 방에 부르고. (새벽에요? 몇 시?) 여섯시. (그걸 언제 고지를 해요?) 전날 하는 거죠. 들렀다 가라. 이렇게 하든지 아니면 경고장을 보내죠. 당신은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하니까 삼진아웃이다, 이런 뭐, 퇴사시킬 수 있겠다는 협박도 하고.”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자증권 등에서 일하는 사무금융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일이다. 2000년대 들어 지속된 경기불황과 2008년의 금융위기는 금융권에 상시적인 구조조정 바람을 몰고 왔다. 사무금융노동자들은 실적 압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