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번의 죽음을 애도하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얼굴을 가진 존재 아빠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생활 패턴이 약간씩 어긋나는 까닭이다. 작년 부산에서 먹었던 빨간 고기 생선구이가 갑자기 생각나 며칠 아빠를 보챘고, 그날은 바로 그 빨간 고기를 먹는 날이었다. 내가 빨간 고기의 가시를 발라 열심히 먹는데 집중하는 동안, 아빠는 TV를 틀었다.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도전 끝에 억대 매출을 올리게 된 부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토하라는 민물새우의 양식에 성공했고 그게 꽤 값이 나가는 모양이었다. 나도 밥을 먹으며 아무 말 없이 관성처럼 TV를 시청했다. 양식에 성공한 토하를 잡아 다른 민물새우와 분류하고 그걸로 젓갈을 담그는 장면..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낯선 시선을 독려하며 동성애자 여성들의 인터뷰 기록 “Over the rainbow”의 필자 박김수진님이 “동물권 이야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인 ‘동물권’에 대해 깊이 살펴보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적 삶을 모색해봅니다. www.ildaro.com 11년 전 강아지 ‘투투’를 만나 함께 살아오면서 어릴 때부터 작든 크든 사람을 제외한 살아있는 모든 동물을 무서워했고 그 어떤 동물에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새끼손가락 손톱 크기도 안 되는 작은 벌레들이 눈에 보이기만 해도 비명을 질러대며 도망쳤고, 동물원에 가서 본 동물들을 보면서도 참으로 무감하기만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서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참으로 다양한 동물학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