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으로 추동되었던 20대, 나의 미래는? 여성단체 활동가로 살며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28살, 현재 직업 여성단체 활동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의 대부분은 월세, 요가학원비와 인문학 강의를 듣는 데 쓴다. 저축은 한 푼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공부도 하는 당찬 20대 같다. 하지만 실상 나는 습관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며 ‘미래 계획 세우기’를 취미이자 특기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한 달 동안에도 미래 계획을 세 번이나 새로 세웠다 폐기했다. 하나는 공무원, 또 다른 하나는 자산회계 자격증..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아빠의 ‘똥 창고’ 두엄더미를 긁어내, 속에 있는 따뜻한 두엄에 손을 넣고 싶어지는 건 순전히 아빠 때문이다. ▲ 마을 사람들은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우리 집 옆 큰 창고에 실어 날랐다. © 박푸른들 어릴 적, 살던 집 옆에 어느 날 큰 창고가 세워졌다. 마을사람들은 그걸 ‘똥 창고’라고 부르며 자기네들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실어 날랐다. 아빠는 그것들이 제대로 썩어서 익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시간이 지나 두엄이 되면 마을사람들과 나눠 유기 농사를 지었다. 아빠의 두엄은 서울 아이들에게도 쓰였다. 그 때 우리 마을은 서울의 한 생활협동조합에 농산물을 팔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기 농사에 대한 서로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1년에 두어 번 ‘도농교류회’라는 걸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