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소수자와 돌봄] 동성 파트너를 간병하며 경험하고 배운 것들 2년을 꽉 채워 투병하고, 파트너가 세상을 떠났다. 40대 초반이었던 동성 파트너의 투병 생활을 함께하며,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깨닫고 싶지 않았던 것들이 나에게 차곡차곡 쌓였다. 나의 파트너 력사는 튼튼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심각하게 아픈 일도 많지 않았고, 그때의 우린, 건강을 걱정하기엔 젊기도 했던 것 같다. 그녀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홍삼도 먹고 운동도 곧잘 했지만, 그 이상 뭔가를 더 하진 않았다. 아니, 뭘 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발병하기 2년 전, 파트너는 급작스러운 하혈을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하혈은 꽤 오래 갔고, 응급실과 산부인과 진료를 여러 차례 받았다. 큰 질병이나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
2022 대선 기획: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① 가족의 구성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 제 삶을 따뜻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 열두 명이 밀도 있게 들려주는 주거생애사이자, 물려받은 자산 없이는 나다움을 지키면서 살아갈 곳을 찾기 어려워 고개를 떨구는 독자들에게 조심스 www.aladin.co.kr 서른 셋을 앞둔 지금, 나는 참깨라는 고양이와 함께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 안정적인 수입은 없고 은행 대출이자를 갚고 있지만, 지금의 일상에 만족한다. 하지만 이런 나의 만족감과는 별개로 나는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미완의 존재로 여겨진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직’ 자녀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이미 충분히 선택했음에도 이와는 무관하게 말이다. 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