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4)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위자료는 누가 받을 수 있지] 현관에 놓인 남자의 구두 먼지를 털다가 구두약이 신발장 어디에 있는지 잊었어. 조기비닐을 말끔하게 긁어내고 지느러미가시를 다듬다가 가시에 엄지손가락을 찔렸어. 행주 삶는 양푼 위로 보글거리는 비누 거품이 부르르 흘러 넘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 콩나물도 덤을 주는 아주머니를 찾아 재래시장엘 가는 길이 재미없어졌어. 고등어가 싱싱하지 않다면서 아가미까지 들..
호기심 많고 씩씩한 사람, 유키(28)를 만나다 ‘호기심 많고 씩씩한 사람’. 이것이 올해 초 처음 알게 된 유키씨(28)에 대해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다. 작년 9월부터 한국서 지내고 있는 일본인유학생인데, 만날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되는 것이 재미있고 더욱 관심을 끈다. “내가 좋아하니까” 그녀가 맨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은 중학교 수학여행 때라지만, 본격적인 인연은 대학 때 교환학생으로 1년간 머물렀던 2001년부터라 할 수 있다. 당시는 일본에 한류가 시작되기 전이라서, 한국에 공부하러 가는 유키씨를 사람들은 의아하게 여겼다. “왜 가냐는 말을 많이 들었죠. 모르는 나라에 혼자서 가는 것에 대해서요.” 집에선 어떤 반응이었냐고 물었더니, “부모님께는 결과가 다 난 후에 말씀 드렸어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