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 지배한 이태원, 그곳을 살아낸 여성들다큐멘터리 영화 을 만든 강유가람 감독 인터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무렵, 이태원을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이태원은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즐거운 해방감을 누릴 수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내게 이태원은 늘 그런 곳이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독특하고 신기한 동네.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로 가득한 동네. 작년 언젠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 소개 글을 보았을 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이태원과 선뜻 연결되지 않는 ‘나이 든 여성’들 이야기라니 말이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데…’ 말을 읊조리기만 하면서 아쉽게도 ..
성매매 집결지 화재, 그곳에 있던 건 ‘사람’이다천호동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는 이종희 소장 인터뷰 “사람이 죽고 다쳤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피해자가 아니라 화재 원인이나 ‘성매매 집결지’라는 그 자체에 더 집중하는 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 사회가 정말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인가요?”(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 이종희 소장) 벌써 잊혀져가는 성매매 집결지 화재참사 희생자들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를 코앞에 둔 지난 12월 22일(토) 아침,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한 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약 15분만에 진압됐지만 성매매 여성 한 명을 포함한 두 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두 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작성되는 동안, 의식불명이던 여성 한 명이 결국 사망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