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사건 재수사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 것들죽음으로 고발한 ‘권력에 의한 성범죄’ 고리 끊어야 9년 전인 2009년 3월, 장자연이라고 하는 서른 살의 여성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의 유서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그 내용은 언론사, 금융사,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100차례 이상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 받았다는 것이었다. “저는 힘 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이름과 사인, 지장을 남긴 유서는 공개되자마자 큰 충격과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유서에 적혀있던 그 유력인사 명단에 얽힌 실체는 결국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이 유서에 언급된 이름들에 대해 ‘강요 방조죄’ 무혐의 처분하며 수사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소속사 대표만이 고인에게 폭행, 협박을 한 사실..
‘위안부’ 책임회피하는 사회는 성폭력도 면죄부군대와 젠더 연구자 나카무라 에리에게 듣다 올해 6월, 일본에서는 110년 만에 정기 국회에서 성범죄에 관한 형법이 개정되었다. 성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것이지만, 여전히 강간죄가 성립하는 데에 ‘폭행, 협박’ 요건을 남기고 있어 한계가 크다. 형법 개정이 논의되던 즈음, 20대의 한 여성 아나운서가 친정권 성향으로 알려진 50대 남성 언론인에 의해 취중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성폭력을 고발한 당사자는 경찰 조사에서 인권 침해적인 질문을 받았고 용의자는 체포되지도 않는 등 공권력의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성범죄의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역사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