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덕을 보는 건 여자가 아니라 기업『세탁기의 배신』 서평 에세이 초유의 최장 장마를 보내자니 빨래 시름이 깊어진다. 빨래야 세탁기가 한다지만 말려 나오는 것은 아니니, 여름이라 더 자주 나오는 빨래 건조가 큰 문제가 된 것이다. 세탁물 건조 고민을 하는 내게 지인이 내놓은 선선한 해결책은 건조기였다. 건조기는 남의 나라 얘기인 줄 알았던 내게, “여태 그걸 안 쓰냐”며 밉지 않은 잔소리를 한 지인은 건조기의 장점을 입이 마르게 칭송했다. “건조기 쓰고부터 우리 애들은 집이 호텔인 줄 안다니까. 수건을 한 번 쓰고 버려. 널 걱정 건조 걱정 한 방에 해결. 진짜 좋아. 전기료 얼마 안 나오니 당장 사요.” 전기료가 얼마 안 나온다는 말에 잠깐 팔랑귀가 된 나는 건조기를 검색해 보았다. 알고 보니 몇..
“조종실 안에선 여자, 남자 없이 그냥 조종사다”민주노총 ‘젠더 이분법을 뭉갠 언니들’ 집담회 “우리 사회의 여성노동자들에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있다, 유리벽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사실 제가 보기엔 유리가 아니라 ‘콘크리트’에요. 그런데 그 단단한 콘크리트를 깨고, 넘어서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11월의 마지막 금요일 저녁 6시 30분, 경향신문사 2층 자희향에서는 “성별임금격차 해소, 성별분업 해체-젠더 이분법을 뭉갠 언니들!”이라는 제목의 집담회가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사회를 맡은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 명의 여성노동자 패널을 ‘콘크리트를 깬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대한항공 내 조종사 3천여 명 중 이제 갓 30명을 넘겼다는 1%의 여성조종사 중 한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