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청년들, 모욕 면접을 훈련하다[성소수자, 나도 취준生이다]① 애인 있습니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고 했다. 동시에 최악의 청년 실업률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회가 안타까워하는 취업난은 ‘대졸자, 수도권 거주자, 비(非)장애인, 비(非)질환자, 비(非)성소수자’들의 이야기였다. 이들의 슬픔과 노력, 고통과 능력, 희망과 공정을 다뤘다. ‘그 외’ 청년들의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 외’들은 취업 절벽에서 늘 벼랑 끝자리를 맡아왔는데도 말이다. ‘남자인 게 스펙’이라고 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존재 자체로 가산점이 붙는 몸(성별)이 있다면, 반대로 존재 자체가 마이너스인 몸도 있다는 말이 된다. 남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취업시장은, 그 외의 성에게 어떤 점수를 줄까. 사회가 ..
벽장 밖으로[머리 짧은 여자 조재] 어떤 공동체 운동 시작 전. 사람들은 수다가 한창이다. 나를 빼곤 전부 중고등학생이다. 익숙한 풍경이다. 크게 둘로 갈라져 여자들은 여자들대로, 남자들은 남자들대로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다.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혼자 스트레칭을 한다. 한 여자아이가 학교를 공학으로 갔어야 했다며, 아쉽다고 말을 꺼냈다. 그래도 체육관에 와서 남자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다고 좋아했다. 다른 아이는 그럼에도 여긴 아니라고 툴툴거렸다. 여전히 익숙한 풍경이다. 여중, 여고를 나왔다. 학창 시절 친구들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극에 달해 있었다. 학원에서 만난 남자애 이야기, 아는 오빠 이야기, 누구랑 누가 사귄다는 이야기를 하느라 쉬는 시간이 모자랐다. 딱히 이성에 관심이 없던 나는 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