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산의 정치] 누구나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지나다 본 한 후보의 선전벽보에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소개가 쓰여 있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전문가’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지, 부동산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빠삭한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세계에서 부동산 전문가가 정치인이 된다? ‘발전’이라는 단어 뒤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이익을 추구하고 민간주도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유치하려 들 것이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열망을 부추기는 정치는 왜 나쁜가? 투기는 안정적인 주거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택보급률은 2020년 기준, 103.6%다. 그런데 자가점유율, 즉 자기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는 비율은 57.9%다. 수도권의 경우 더욱 ..
[재생산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필요하다 한국의 ‘낙태죄’ 폐지 운동은 연대를 통해 재생산권 운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재생산 정치를 확장한 사례이다. 사실 ‘낙태죄’를 폐지하고자 하는 운동은 여러 방향으로 펼쳐질 수 있다. 예컨대 장애나 질병이 있다고 진단된 태아를 출산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면 한국의 ‘낙태죄’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짚어내고, 임신중지를 죄로 규정하는 사회가 어떻게 장애인의 재생산권을 침해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모낙폐)은 ‘낙태죄’ 폐지운동이 ‘모두’를 위한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애써온 연대 단위이다. 모낙폐 이전에도 ‘낙태죄’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