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국어 선생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 어떤가요’③ 이제껏 국어 시간에 만난 시인들을 한 명씩 불러보자. 윤동주, 백석, 이육사, 김소월, 한용운, 박목월, 박두진, 유치환, 이용악, 서정주…. 익숙한 호명에 몇몇은 얼굴까지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들은 국어교육 내에서 더는 도전받지 않는 뚜렷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들의 위상은 너무도 확고하여 일견 깊은 해자와 웅장한 산세로 둘러싸인 견고한 성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문학사적 업적이나 지명도 외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숨 쉬듯 익숙한 것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바로 작가의 성별이다. 전부 남성인데, 왜 학창 시절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의아할 정도다. ▲ 학생들이 국어교육을 통해 만나게 되는 시..
나는 몇 년에 걸친 시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경험하면서 깨닫게 된 바가 있다. 남성이 여성을 공격하는 글은 문제가 되지 않다가, 여성이 남성을 공격하는 글을 쓰면 낙인 찍히고 ‘남성혐오’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꼭 남성과 여성의 구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주류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소수자를 비방하거나 억압할 때는 그것이 괜찮게 여겨지다가도, 소수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류의 논리를 비판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그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 우리의 언어를 갖자, 페미위키의 시작 메갈리아는 2015년 말이 되자 커뮤니티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유저 수가 급감했고, 여러 파생 커뮤니티가 있었지만 메갈리아만큼의 화력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2016년 7월 말, 나는 몇 사람들과 함께 페미위키를 만들었다. 페미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