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어 줘서 고맙다’ 14. 공주라 불리던 아이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아이. 죽어야 했던 아이.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아이. 어릴 적 나는 스스로에 대해 줄곧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믿으며 성장했다. 어른들은 나를 보며 항상 신기해하셨다.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간의 강한 생명력을 느끼시는 듯 놀랍다고들 말하셨다. 맏며느리로서 아들을 낳아야 했던 엄마는 언니 둘을 낳고 내 바로 위로 오빠를 낳았다. 아들을 낳아서 이제 자식을 그만 낳고 싶으셨지만, 아들 하나 더 낳으라는 할머니의 강요에 못 이겨 나를 임신하셨다. 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신한 몸으로도 아버지로부터의 구타와 농사일을 감당해야 ..
“다 불쌍한 여자 돕자고 하는 거야” 12. 생존자에 대한 편견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남들이 당신을 설명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남들이 말하게 하지 말라. - 마사 킨더 처음 꿈을 꾸고 난 뒤 상담원 선생님의 권유로 성폭력상담원 교육을 받게 되었고, 성폭력 상담을 하게 되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생존자들의 절망과 아픔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꿈을 꾸었을 때보다 훨씬 괜찮아 졌고, 처음으로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죄인처럼 숨지 않겠다고 나를 다독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고, 잘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