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죽음의 주인공이길 [이경신의 죽음연습] 중환자실에서 죽고 싶지 않은 까닭 의 저자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병원이 죽음의 장소로 적당한 곳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 길 건너에는 장의사가 있었다. 그곳 문은 거의 항상 굳게 닫혀 있었다. 문 밖에 걸려 있던 짚신에 대한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가끔 열린 문틈으로 낯선 물건들도 보였던 것 같은데…. 모두 장례식에 필요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까, 장의사가 동네마다 한 곳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 김형숙 (뜨인돌, 201..
[죽음연습] 죽음 이후 우리를 기다리는 것 의 저자 이경신님의 칼럼.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장자가 해골에게 묻다 모든 사람이 죽지만 단 한 사람도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죽어서 어떻게 될지 다들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죽음 이후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기원전 4세기경 전국시대의 사상가 장자는 우리가 죽음이 두려워서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지만, 죽은 뒤의 삶이 더 즐겁다면 삶에 집착했던 것을 오히려 후회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장자의 해골 꿈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장자는 초나라를 가던 도중에 길거리에 뒹구는 해골을 발견한다.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