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구럼비를 만나다 홍보람 展 ▲ 전시장 입구 조계사 건너편의 좁은 골목길을 여기저기 기웃기웃 찾아 헤매다 유난히 좁은 골목에 빨강 파랑 물결과 사다리가 작은 전시장의 입구를 알려주었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부터 찍으려는데, 지나가시던 40대 여성분이 “여기 뭐 있어요?”라며 관심을 보이셨다. “강정마을 관련 전시가 있어요.”라고 친절하게 답했는데, 대뜸 “왜요? 해군기지 반대요? 일본과 중국은 영토를 넓힌다고 난리인데, 우리도 해군들이 지켜줘야지 왜들 이러나 몰라.”하시며 혀를 끌끌 차셨다. 전시 관람 이전부터 뭔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작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섰다. 전시장 입구에는 손으로 직접 그리고 쓴 전시장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작가의 소박한 정성에 마음이 따뜻해지..
보고 듣고 말하는 것 너머 빛나는 우주(宇宙) [일다] 영화 을 보고 _ 고은경 ▲ 두 손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연인, 순호(왼쪽)와 영찬(오른쪽) ©영화 맞닿은 두 손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거기, 그 별은 황홀한 행성, 내 언어와 사유로 표현할 수 없는 우주다. 보는 것이 보는 것이 아니며, 듣는 것이 듣는 것이 아니며, 말하는 것이 말하는 것이 아닌 세계로의 여행이다. 눈과 귀, 입으로가 아닌 손을 통해서 펼쳐지는 놀라운 세계, 마흔한 살 영찬 씨와 마흔아홉 살 순호 씨가 사는 별천지이다. 아름답고 따뜻한 영혼의 소리가 울리는 그 별의 이름은 ‘달팽이의 별. 들을 귀 있는 자 들을지어다, 라는 구절처럼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미지의 언어, 문장, 대화이다. 세상의 온갖 때로 묻어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