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시민의 불복종 外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채,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도은님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도은님은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차갑고 간결하고 고요한 겨울이다. 산과 들이 흰 눈옷을 입고 조용히 쉬고 있다. 겨울 산과 저 소나무는 지금 무슨 꿈을 꾸실까. 산길을 천천히 걷는다. 푹신하게 쌓인 눈 위에 산짐승 발자국들이 어지러이 찍혀있다. 멧돼지, 고라니, 산토끼, 들고양이들이 살금살금 혹은 거침없이 돌아다닌 흔적들이다. 겨울인데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녀석들,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 겨울, 먹을 게 곳간에서 썩어나갈 지경인데도 결코 쉬지 못하는..
우리 사회는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하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문 밖의 사람들이 개입해선 안 된다는 금기가 강하다. 이러한 문화적 분위기는 가정 내 아동학대와 근친성폭력을 유발하고 방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저와 동생은 큰엄마(아버지의 아내)와 배다른 언니 오빠들로부터 SOS에서 나올듯한 학대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온 동네에, 학교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맞고 맞고 또 맞고. 제 비명소리 시끄럽다고 입 틀어막고 때리고. 전 어릴 적 내가 이리 학대 받는 걸 온 동네사람들이 다 알고 온 학교사람들이 다 아는데 아무도 남의 가정사라고 저를 구해주지 않는다는 거. 그게 가장 몸서리치게 무서웠습니다.” 37세 여성 A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집에서 겪었던 끔찍한 폭력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