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직시하는 건 늘 너무 힘들다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40)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걸어가면 큰 호수가 있다. 일주일 전부터 이 호수를 다니고 있다. 암수술을 받은 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안심하지 말고, 운동도 열심하고 음식도 신경 쓰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나서 약을 끊고 병원도 자주 가지 않는 상황이 되니, 마음가짐이 느슨해지는 게 사실이다. 여전히 유기농 식재료로 식사를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외식할 궁리를 하는 등, 나쁜 생활습관을 조금씩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암재발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운동을 더 하기로 결심한 건 아니다. 그보다 나쁜 습관으로 뱃살이 불어나는 모습에 화들짝 놀라, ‘얼른 운동을 더 하자, 음식도 더 신경 쓰자’ 하면서 요란을..
[몸 이야기 -자유롭지 않은 가슴]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은아) 몇 해 전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네 가슴은 왜 밑에 있니?” “뭐라고? 내 가슴이 밑에 있다고?” “아니, 쳐졌다는 얘기를 하는 거야.” 자기 가슴은 여기(?)에 있는 데 네 가슴은 왜 거기(?)에 있냐는, 생각도 해본 적 없던 그런 얘기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의 가슴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말 내 가슴은 다른 곳에 위치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균형 잡힌 가슴 모양과 크기, 위치가 어떤 것인지도 찾아보았다. 거울 앞에서 내 가슴을 들여다봤다.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인가?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제 친구들을 비롯하여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까지 보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에 일어나 윗옷을 입으면서 거울을 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