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크리스마스, 산타의 선물
어머니가 입원해 계셨던 슬픈 크리스마스 일곱 살 때였다. 그 해 크리스마스 며칠 전 갑자기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간난 아기인 남동생은 어머니와 병원에 있었고, 직장과 어머니 간호로 아버지는 얼굴조차 볼 수가 없었다. 올망졸망한 우리 세 자매만 덩그러니 집에 남아 여러 날을 보냈다. 방만 나서면 툇마루나 부엌은 얼음장처럼 추웠다. 손을 호호거리며 눈 쌓인 마당을 종종걸음으로 왔다갔다했던 기억이 어렴풋한데, 뭘 하러 거길 오갔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참 추웠다는 느낌만은 또렷이 남아있다. 그 이후에도 겨울은 늘 추웠지만, 그때가 인상적인 건 꼭 추워서만은 아니었던 같다. 지금 생각하면, 춥다고 느꼈던 그 감정의 실체는 불안감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얼굴도 볼 수 없다는 ..
문화감성 충전/정인진의 교육일기
2009. 12. 2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