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8)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출렁대는 양은주전자 주둥이로 막걸리가 찔끔거린다. 흙먼지 내려앉은 무릎을 타고 종아리를 거친 막걸리가 고무신에 고인다. 양조장 지붕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뛰다시피 걸었다. 땟국물이 흐르는 찐득거리는 검정 고무신에 한 모금 나도 한 모금. 신작로 한길 가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양은주전자를 내려놓고 쉬어가는 참이다. 고무신 가득 흙을 퍼 담아놓고 땅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왕자표 운동화에 새겨진 ..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활동가 박진영씨 “방콕에 있을 때 언어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능숙하지 않은 영어로 깊이 있는 표현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답답했죠. 거기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일하다 보니까 그만큼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언어의 차이,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해 깨닫게 되었죠.” 태국에서 살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사람은 올해 마흔이 된 박진영님이다. 1996년부터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인연을 맺고 일해온 그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방콕에 있는 아시아여성위원회(CAW) 프로그램 간사로 일했다. CAW(Commitee for Asia Women)는 아시아 여성노동운동을 지원하는 국제단체다. “(태국에) 갈 때는 모르니까 용감해서 준비 없이 갔어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