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박해’를 정치적 망명 사유로 인정하라 독일에 살고 있는 난민 여성들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에 전하기로 했다. 베를린에 있는 정치그룹 국제여성공간(IWSPACE, International Women Space)에서 발행한 책자 에 수록된 11편의 이야기를 번역해 소개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이주 여성과 난민 여성들로 구성된 팀이 다른 난민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1인칭 시점의 에세이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들 다수가 망명신청자(asylum-seeker) 신분이며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마케도니아 등 분쟁 지역에서 자유와 안전을 찾아 국경을 넘은 이들이다. 두 번째 이야기 “문제는 이동의 자유다”(This is about freedom of movement)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출신의 여..
공숙영의 Out of Costa Rica (25) 버자이너 다이얼로그⑦ 절망 너머의 희망 공숙영 * 코스타리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필자 공숙영은 현지에서 마주친 다양한 인상과 풍경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여성 성기 절제 문제에 대해 코스타리카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가 떠오릅니다. “서양에서도 과거에는 성기를 절제하면서 여성을 억압했어. 그래놓고서는 이제 와서 다른 지역의 관습이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하며 없애라고 나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것은 또 다른 폭력 아닐까? 그들이 스스로 악습을 폐지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닐까?” 여성 성기 절제가 여성 억압적 관습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비서구지역에서의 여성 성기 절제를 철폐하라고 촉구하는 서구 사회의 ‘오만과 편견’이 타자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