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맞이하고 싶은 ‘죽음’ 죽음, 의료화 그리고 백남기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지난 몇 주 동안 현기증이 심해져서 자주 집에 머물렀다. 담요를 들고 소파에서 책상의자로 그리고 다시 방바닥으로 삼각형을 그리며 다닌 날이 많다. 현기증은 그 자체로 통증이나 위 험을 만들지 않지만, 쉽게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 심각하게 아픈 것도 아닌데 딱히 다른 무엇을 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답답하다. 그래도 잠을 충분히 자라는 한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게으름 피운다는 자책감 없이 낮잠을 자기도 한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도 많아진다. 영원히 잠드는 영면, 죽..
내가 내 죽음의 주인공이길 [이경신의 죽음연습] 중환자실에서 죽고 싶지 않은 까닭 의 저자 이경신님은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 일다 www.ildaro.com 병원이 죽음의 장소로 적당한 곳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 길 건너에는 장의사가 있었다. 그곳 문은 거의 항상 굳게 닫혀 있었다. 문 밖에 걸려 있던 짚신에 대한 기억이 어슴푸레 난다. 가끔 열린 문틈으로 낯선 물건들도 보였던 것 같은데…. 모두 장례식에 필요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까, 장의사가 동네마다 한 곳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 김형숙 (뜨인돌,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