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다, 모든 것을 말하라 알리스 슈바르처 “아주 작은 차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 알리스 슈바르처의 (이프, 2001) 이 책은 절판된 책인데 헌책방이나 인터넷 중고책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2001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나올 때 관심을 많이 끌었고 그때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은 것 같다. 헌책방에 가서 보게 되면 ‘좋은 책인데, 누가 사보면 좋겠다’고 눈길을 주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출판사인 가 동명의 잡지를 창간했을 때 나는 갓 스물 무렵이었다. 친구가 “이런 잡지가 나왔다! 우리 여자 얘기가 있는 것 같아!” 하며 ..
여전히, 비로소, 다시금 열정에 사로잡히는 그녀들 연애하는, 그러나 연애를 숨기고픈 그 일요일 아직 이른 오후 시간이었다. 섬돌향린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상수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한 ‘할머니’의 다정한 눈길을 뒤로 하고 지하철에 올라 탔다. 지하철이 움직일 때까지 그는 밖에 서 있는 ‘할머니’에게 애틋한 표정으로 고갯짓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잘 가요. 곧 또 봅시다”는 따스한 말을, 입밖으로 소리가 되어 나오진 않았지만,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안타까워하며 헤어지는 모습이나 손을 흔드는 모습이 시종일관 부드럽고 살가웠다. 망설임과 어색함 또한 없지 않아 은연 중에 지지하는 마음까지 들게 만들었다. 마침 옆자리에 앉은 그에게 나는 가능한 실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