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웃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갔다. 암이 진행되어 임파선을 모두 제거했다고 하니, 앞으로 그녀가 겪을 고통이 적지 않을 듯하다. 암이 전이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정신적 불안도 힘들겠지만, 임파선이 없어 죽기 전까지 감내해야 할 몸의 불편함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의학적 질병’ 상태와 ‘개인적 통증’ 경험의 간격 일상적으로 몸의 고통을 껴안고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병에 걸려 죽음을 늦추기 위해 불가피하게 겪어내야 하는 고통도 그렇지만, 잔병들로 인한 고통, 혹은 아무런 의학적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를 실제로 괴롭히는 고통도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를 하며 자라온 내 경우는 어느 정도 몸의 고통에 익숙해져 있다...
[일다가 만난 사람] 김은경 / 요가 강사 “요가 수련 중에는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쓰기보다는 호흡과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요가 강사 김은경씨가 매 수업시간마다 수련생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동작을 하면 뱃살이 빠지고 허리가 날씬해 진다’거나, ‘이 동작을 하면 다리가 매끈해 진다’는 말을 기대한 사람들에게, 그녀가 강조하는 ‘정신과 몸의 소통’은 조금 어렵고 생소하다. 나를 사랑할 수 없었던 20대 요가 강사가 되기 전 김은경씨는 많이 아팠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예쁘다는 말을 들었던 그녀는 그로 인해 오히려 외모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20대 초반에는 거식증과 폭식증을 반복하는 식이장애를 겪었다. 당시에는 지나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식이장애가 우리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