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야 할 것은 “차이가 아니라 침묵”이다[페미니스트의 책장]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퀴어 연인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는 소설 『디디의 우산』(황정은 연작소설, 창비, 2019)은 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듯한 광장의 시간을 배경으로 삼는다.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거리로 나온 김소리와 서수경은 대통령을 향해 “惡女(악녀) OUT”이라고 쓴 피켓을 본다. ‘녀’가 빨간색으로 적혀있던 그 팻말. 이때 작가 황정은은 김소리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무조건 하나라는 거대하고도 괴로운 착각” 아래, “모두가 좋은 얼굴로 한가지 목적을 달성하려고 나온 자리에서 분란을 만드는 일을 거리끼는 마음”이 분명히 존재했다고. 퀴어여성인 김소리는 그곳에서 자신이 괜찮지 않았음을 토로한다. 그 팻말을 본..
히잡 쓴 무슬림 여성에 대한 시선을 변화시킨 힙합곡 무슬림 여성 래퍼, 모나 헤이더 곡 하나로 전 세계를 뒤집는 경우가 이따금 생겨난다.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반향을 일으키는 곡도 있고, 곡 안에 담긴 의미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주목을 받고 회자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소개하는 곡 “Hijabi(Wrap My Hijab)”은 후자에 해당한다. ‘당신이 싫어해도 나는 히잡을 쓴다’는 가사가 담긴 이 곡은 빌보드 선정 ‘역사상 최고의 페미니스트 앤썸(anthem, 성가) 25곡’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 무슬림 여성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페미니스트 래퍼 모나 헤이더(Mona Haydar)는 시리아 이주민 2세로,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서 태어나 자랐다. “Dog” 뮤직비디오 중에서. 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