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레드북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이 칼럼은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www.ildaro.com ‘첫 월경’ 하면 푸른 하늘에 펄럭이는 만국기가 먼저 떠오른다. 시골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날이었고, 나는 그때 5학년이었다. 운동장에는 하얀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이 몰려다녔고 난 대낮에 달리기경주를 했다. 이상했다. 그날따라 아랫도리가 몹시 따가웠다. 아침에 모처럼 받은 용돈으로 교문 앞에서 백 원짜리 뽑기를 할 때도, 풍선이며 바람개비를 구경하며 다닐 때도 그 불편한 느낌이 그치지 않았다. 결승점에 다다라 그 통증이 커진데다 속옷이 축축해진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에 가서 보니 팬티 밑..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나의 섹스와 나의 임신을 공유하라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대안담론을 만듭니다.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www.ildaro.com 나의 섹스 이야기 나의 첫 섹스는 18살 때였다. 당시 사귀던 사람과 했는데 처녀성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얼어있진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즐기진 못했다. 그때 섹스는 마치 브로콜리 같은 거였다. 옆에서 먹으라고 하니까 먹지만 무슨 맛인지 모르는. 근데 얼마 가지 않아 엄마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완전 패닉에 빠졌던 엄마는 몇 주 후 감정이 좀 추슬러지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임신이 안 되어서 천만다행이다.” 나 역시 어렴풋하게 생각했다.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