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환우회 카페에서 ‘불안’과 ‘정보’를 나눈다③ 온라인 의료 연대기 오늘도 눈뜨자마자 카페 앱을 켠다. 자궁질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페. ‘자궁근종 때문에 병원을 가려는데 어디를 더 가야 할까요?’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댓글에 사람들이 자신이 가본 병원과 의사 선생님을 실명은 밝히지 않고 초성으로 추천하고 있다. 카페 규정상, 병원 측 검색에 걸릴까 봐 병원명을 다 공개할 수 없고 초성만 공개할 수 있다. 처음 가입했을 때는 초성만으로는 어디 병원인지 어느 의사 선생님인지 알 길이 없었지만, 카페 내 각 지역 병원명을 익히고 자주 보다 보니 이제 초성만 봐도 어느 병원인지, 어느 의사 선생님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나도 내가 가본 병원과 의사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올린다. 의사 선생님의..
감금당한 통증, 월경통 통증을 설명하는 언어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매달 지옥에 다녀와요. 월경통이 사회적으로 인정돼야 해요, 질병으로요!” ▶ 많은 여성들이 원인불명의 월경통을 앓고 있다. ⓒ이미지: 조짱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린다. 간절함이 느껴진다. 사실 월경은 대부분의 여성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니, 질병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통증은 질병일까, 아닐까? 통증 자체가 질병으로 명명될 수 있는 것일까? 그는 월경기간 내내 배가 날카로운 송곳에 찔리는 것 같다고 한다. 허리나 골반 통증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에는 딱따구리가 집을 짓고 있는 느낌이란다. 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