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도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의 자살 사건이 크게 보도되면서, 새삼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우울증의 실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정도가 진전된 것 같지는 않다. 우울증은 그 자체가 자살을 유도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의 지은이이자 소설가 윌리엄 스타이런은, 우울증을 불치병에 비유한다.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윌리엄 스타이런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으며 한동안 자살충동에 시달렸다. 어렵사리 회복된 그는 에 우울증의 초기 증세와 병세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느꼈던 괴로운 경험,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과 관련된 책들이 그 특성상 병의 증세를 객관적으로 기술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구체적인 심리상태와 환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불편함에 ..
구매력에 의해 인간의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 매일 매일 흘러나오는 뉴스 중 태반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들이거나 충격적인 것들이다. 예컨대, 일가족이 승용차 안에서 분신자살을 했다거나 자식을 죽이고 자기도 독약을 먹었다거나 하는 뉴스들 말이다. 그런데 그 죽음의 이유는 ‘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는 자살만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살인’도 부추긴다. 폭력에 저항할 힘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여성들은 신용카드를 빼앗기 위해 달려드는 젊은 남성들에게 두드려 맞고 목 졸림을 당하고 급기야 살해되어 암매장까지 당한다. 그뿐인가, 그 얄팍한 플라스틱의 지배력은 엄청나서, 소녀들에게 소위 ‘원조교제’를 하게 만들고 젊은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감행하게 한다. ‘몸’을 팔아서라도, ‘장기’를 팔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