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견디게 하는 기억의 힘
사고로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부고를 받았다. 물놀이 사고로 50일 동안 뇌사에 가까운 상태로 있던 청소년이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누구나 그렇듯 그를 아끼던 사람들도 그런 갑작스런 죽음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울 것이다. 할머니가 내 곁을 떠나갔던 20여 년 전 그날의 일을 아직도 내가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는 것도, 사고사의 충격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은, 죽은 자가 ‘사고로 죽는 과정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오기도 하고, 또 그 동안 죽은 자와 맺어온 친밀한 관계의 단절에서 생겨나기도 하는 것 같다. 다른 죽음도 마찬가지겠지만, 불의의 사고로 가까운 사..
경험으로 말하다/이경신의 죽음연습
2009. 8. 19.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