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에 거주하는 김영란(가명, 여)씨는 두 살 된 아이의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찾기로 했다. 구내에 있는 보건소까지는 버스노선이 좋지 않아 중간에 한 번 갈아탔다. 유모차를 끌고 버스를 이리저리 옮겨 타다 보니, 쌀쌀한 날씨에도 김씨의 등에는 땀이 흘렀다. 김영란씨는 보건소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내렸지만 막상 보건소 입구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야 했다. 게다가 보건소 앞은 인도가 거의 확보되지 않아 위험했고, 설상가상으로 주차된 차들이 즐비해 김씨는 유모차를 끌고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도봉구 여성들이 참여한 의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구성해 본 보건소 가는 길의 모습이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 이용하기 힘든 교통시설, 지역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운영되는 곳임에도 안전한 통행로조차 확보되지 ..
어릴 적에 ‘위대한 사람’에 대한 위인전이나 평전을 읽으면서, 한번쯤은 그런 사람이 되는 상상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과연 그럴까?’라고 의심해본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그런 위대한 인물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하기 위해, 누구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권위와 위엄을 갖춘 높은 자리에 앉아 칭송 받는 게 옳은 일일까 의심되고, 과연 그런 사람이 ‘훌륭한’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진정 필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해 ‘용기 있게’ 얘기하도록,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용기 있는 개인들이 많아지는 것이, 그런 얘기를 깊이 듣고 서로가 이해할 수 있을 때가, 위대한 ‘영웅’의 탄생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