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산의 정치] 누구나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다. 지나다 본 한 후보의 선전벽보에는 ‘부동산 전문가’라는 소개가 쓰여 있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전문가’란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지, 부동산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빠삭한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세계에서 부동산 전문가가 정치인이 된다? ‘발전’이라는 단어 뒤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이익을 추구하고 민간주도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유치하려 들 것이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열망을 부추기는 정치는 왜 나쁜가? 투기는 안정적인 주거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택보급률은 2020년 기준, 103.6%다. 그런데 자가점유율, 즉 자기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는 비율은 57.9%다. 수도권의 경우 더욱 ..
남미 에콰도르 헌법재판소 판결로 변화의 물꼬 틀까 라틴아메리카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운동은 긴 역사가 있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International Safe Abortion Day)로 알려진 9월 28일은 1990년,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제국에서 전개된 임신중지 비범죄화를 위한 9월 28일 캠페인(Campaña 28 Septiembre)에서 유래한다. 오랫동안 이 지역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은 투쟁을 해왔지만, 임신중지가 완전히 비범죄화된 나라는 매우 적고, 조건부로 ‘일부 임신중지를 허용’한 나라가 몇 개국 있는 정도다. 2017년 남미 에콰도르로 이주하여 현지 예술계와 소통하며 페미니즘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와마 카스미 씨가 최근 격렬해진 에콰도르의 ‘임신중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