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철학하는 일상]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추위가 누그러져 오랜만에 늦은 밤, 공원으로 산책길에 나섰다. 고층아파트 창문으로 새나오는 푸르스름한 불빛, 길가의 가로등이 내뿜는 주황색 빛, 상점들 간판의 현란한, 색색깔 네온사인 등으로 도시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빛들로 가득하다. 이 빛 덕분에 감히 밤 늦게도 산책할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이겠지만, 그 때문에 아쉽게도 별빛을 잃었다. 별빛을 포기한 대가로 도시의 불빛을 얻은 것, 아무래도 밑지는 거래인 것 같다. 저녁식사를 끝낸 후 공원길을 따라, 또는 하천을 따라 느긋하게 산책하다 보면, 하늘이 눈을 가득 채워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날마다 변하는 달의 모양이 빛과 더불어 눈길을 끌고, 달빛에서 눈을 돌려 별을 찾아 하늘을 훑어 내린다. 도시의 빛..
▲ 지구온난화 위기에 맞서 내가 할 일 집안의 모든 불을 끄고 밖으로 나와 천천히 걸었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제안한 ‘한 시간 불끄기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이 캠페인은 지구 온난화에 찬성하면 불을 켜두고, 지구 살리기에 찬성하면 불을 끄는 투표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걸으면서 우리 동네를 살펴보니, 평소 저녁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창으로 새나오는 불빛, 가로등 불빛, 간판의 네온사인, 다리나 공공예술품 조명 등 주변은 밝기만 했다. 인터넷을 통해 캠페인 홍보가 있긴 했지만 캠페인 자체를 알지 못한 사람도 많을 테고, 설사 알게 되었더라도 무시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인공조명으로 환한 도시의 밤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다. 단 한 시간의 불끄기에도 상당한 노력과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