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음식이 따로 있나 명절증후군. 명절에 대한 부담감으로 주부들이 겪는 두통, 짜증, 답답함, 우울증 등의 증상을 말한다. 명절증후군의 발병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음식장만으로 인한 노동 그리고 과다한 비용부담도 빼 놓을 수는 없다. 가족들이 모여 추석을 보내는 방법의 하나로, 판에 박힌 제사음식에서 벗어나 간단하게 먹고 싶은 음식을 장만해 음식준비와 비용부담을 덜어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제사 자체를 지내지 않는 사람들이야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족들의 ‘추석나기’는 많이 달라졌다. 집의 ‘어르신’(할아버지, 아버지로 이어지는)이 계시지 않을 때, 명절과 제사가 갖는 부담은 훨씬 줄게 된다는 걸 다른 집 얘길 들어보아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 가족들은 추..
잠깐 동안의 결혼 시절, 시댁이 지방이라 명절 때면 그 고단한 귀성인파에 합류해야만 했었다. 결혼 전까지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일을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렇게 피곤하게 시댁에 도착해서 앉아볼 틈 없이 온종일 음식 장만을 했고, 꼭두새벽에 일어나 제기와 놋그릇들을 닦아야 했다. 그렇게 차례상을 준비했지만 차례 지내는 곳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고 차례상을 물리면 또 그 그릇들을 닦기에 바빴다. 물론,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혼 후, 명절을 다시 생각해보며 그리고 명절은 내게 잊혀졌다. 이혼 후, 명절을 챙기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고, 출가외인이었던 딸이 명절에 오고, 안 오고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더욱이 딸 많은 부모님은 늘 명절 다음 날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