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지하계단을 내려오다 보면 “(/)와 같은 표시가 있는 발판을 밟거나 통로를 지나면 벌칙이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 유리문을 지나면 금지표시의 발판이 나오고 그것을 밟으면 밝은 조명이 터진다. 순간 눈앞에 감시카메라를 인식하게 되는데, 그 아래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나보다 먼저 발판을 밟아 카메라에 찍힌 관객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규율.장치"/모니터링 팀/인터랙티브설치/2009) 군복을 입은 사람들의 손목과 발목에 긴 나무막대가 연결되어 있고, 이들은 또 다른 군복 입은 사람의 호령에 의해 행진을 하기도 하고 일률적으로 담배를 피우기도 하며 심지어 화장실에서 소변까지 함께 본다. 대한민국의 군대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초등학교 점심시간 썰렁한 운동장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방문한 날, 말로만 듣던 ‘초등학교 급식시간’은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에 비해 점심 시간 내내 운동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학교 다닐 때 점심 시간이면 운동장에 나가 노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이유는 급식 때문이었다. 여건상 한꺼번에 급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학년별로 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다. 점심 시간은 1시간 남짓한데 먼저 먹는 저학년은 식사를 끝내자마자 하교 길에 오르고, 30분쯤 지나서 고학년 식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밥을 먹고 나면 점심 시간 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은 없고 급식하는데 점심 시간을 다 보내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