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은 지극히 사소하게 간주되는 성고문이다일레인 스캐리 作 의 사유를 확장하기(3) 고통, 고문, 전쟁, 언어, 창조성에 관한 독창적인 사유를 통해 인간의 문명을 고찰한 일레인 스캐리(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의 (1985)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의 저자이자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연구활동가 김영옥 님이 스캐리의 사유를 안내하고, 더 깊이 확장하는 글을 4편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성고문 당하는 ‘여성’의 자아분쇄 고문과 고통, 몸, 그리고 인공물을 다루는 스캐리의 책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특별히 성애화된 폭력인 성고문이 언급되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 고문이 고문을 당하는 사람에게서 언어를 비롯해 모든 창조 행위의 가능성, 즉 탈체화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빼앗고 오로지 몸만으로..
‘세상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뀔 수 있다’영화 가 보여주는 여성연대의 힘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종종 고달프다. 한번 ‘빨간약’을 먹고 나서 진짜 세계를 보고 나면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진짜 세계가 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괴롭고 끔찍하다는 걸 알고 난 뒤엔,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빨간약을 먹고 나면 굉장히 아프게 다가오는 사실 중 하나다. 학교에서나 언론에서 접하는 내용으로 다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면 알수록 그 역사가 가진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미투’(#MeToo)의 시초라고 불리는 故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이 어떤 의미였는지 와 닿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속적으로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