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질병판매학 外 산골에서 자급농사를 지으며 살고있는 도은 님의 연재. 두 딸과 함께 쓴 “세 모녀 에코페미니스트의 좌충우돌 성장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건강과 병과 치료에 자율성을 갖고 싶다 봄바람에 마음은 들뜨는데 몸은 기운이 없다.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으니 할 일도 많고 하고픈 일도 많은데 나는 코를 훌쩍이고 콜록거리면서 햇살 환한 마당가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내 몸은 오락가락하는 꽃샘추위와 황사먼지와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서 몸살감기란 신호를 보내온다. 좀 살펴보라는 것이겠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수없이 자잘한 변화들과 자기 몫의 고통을 겪어내면서 한 생을 살다 간다. 봄꽃이 피고 지고 꿀벌들이 또다시 꽃을 찾아 다..
[일다] 몸이야기: 월경하는 내 몸을 사랑하지 못했던 시간들 작년 5월 20일 새벽, 자려고 누웠던 나는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정말 그 순간은 차라리 죽어서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것이 더 낫겠다고 느낄 정도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엄청난 통증이었다. 두 번의 응급실을 거쳐 새벽 4시경, 나는 한 병원 복도에서 진통제에 취한 채 휠체어에 멍하니 앉아있었고 몇 시간 후 수술에 들어갔다. 자궁과 난소주변의 큰 종양들이 있었으며 그 중 하나의 종양이 터져서 통증이 심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쪽 난소는 너무 큰 종양이 여러 개가 붙어있어서 난소를 절제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다행이 난소는 절제할 필요 없이 종양들만 제거하고 수술이 잘 끝났다고 했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