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 터를 잡을까? ‘집을 짓자!’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내 안의 모든 여자들이 환호성 치는 소리 백일의 칩거 동안 가슴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먼 곳의 북소리 같기도 하고, 희미한 함성 같기도 한 소리. 여자들이었다. 집 밖에서 울던 아이와 집의 온기(溫氣)가 그리워 남의 집 창 앞을 서성거리던 소녀, 집은 누군가와 함께 짓는 거라고 굳게 믿었던 젊은 여자와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 나이 든 여자와… 내 안의 모든 여자들이 해원 굿을 하듯 함께 환호성을 치며 외치는 게 집이었다. 머리를 풀고 깃발을 날리며 북을 울리고 있었다. 집..
싱글맘의 선택, 시골집을 구하다 정읍에서 딸기잼과 토종생강차를 만드는 황미경① ※ 비혼(非婚) 여성들의 귀농, 귀촌 이야기를 담은 기획 “이 언니의 귀촌” 기사가 연재됩니다.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통해 제작됩니다. [편집자 주] ▲ 밭일 중. 정신 없이 흐르지 않고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느낌이 좋다. © 황미경 정읍과 첫만남 ‘눈과 함께’ 하얬다. 어디를 둘러봐도 눈이었다. 하늘도 산도 벌판도 모두 눈으로 덮여있었다. 길엔 차 한대도 다니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리마저 눈이 덮은 세계…. 처음 경험하는 세계였다. 그런 시골길 위에서 40분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막 여덟 살이 된 딸아이 손을 잡고 있었다. 이따금씩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아이의 손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