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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일다 논평] 출산을 이유로 퇴출 위협받는 ‘출산장려사회’
▲ 일터에서 임신, 출산, 양육에 따른 ‘불이익’ 언제까지?
7월 1일부터 7일까지 ‘여성주간’을 맞이하여, 오늘부터 지역마다 민관이 함께 남녀 평등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일년 중 1주일을 법적으로 지정한 ‘여성주간’이 필요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성 평등 실태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평등의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캠페인과 구호 속에서 우리 사회에 쉽게 드러나지 않은, 그러나 여전히 견고한 남성중심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전국에 있는 고용평등상담실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임신, 출산, 양육을 이유로 한 직장 내 성차별 상담>을 진행한 결과가 발표됐다. 전체 748건의 상담 중 육아휴직과 산전후휴가 관련한 상담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산전후휴가를 요청한 직원에게 “우리 회사엔 그런 거 없다”며 알아서 나가라고 하거나,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해보니 직책도 해지되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사례, 직원 수가 300명이 넘는데도 “관행상” 육아휴직을 줄 수 없다고 나오는 사업장 등.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임신과 출산, 양육을 이유로 하여 ‘퇴출’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나라에서 여성들의 현실은 실로 이러하다.
한국은 경제규모에 있어 세계 10위권이라는 점을 자랑하는 경제강국이지만, 세계적인 여성인권 지표가 되는 유엔개발계획의 ‘여성권한 척도’(109개국 중 61위)나 세계경제포럼의 ‘성 격차 지수’(134개국 중 115위)가 형편없이 낮아 부끄러운 인권후진국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는 그만큼 사회적 ‘차별’과 ‘배제’가 따른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 같은데 왜 우리 사회가 국제적인 성차별국가로 꼽히는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많다. 인간의 생존이 걸린 노동시장에서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둘러싸고 일터에서 여성들이 배제되고 불이익을 당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정부는 국민이 아이를 더 낳게 만들려는 노력보다 노동시장의 성차별을 해소하는 일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 세계가 ‘탈핵’ 서두르는데 국내에선 원자력 엑스포라니…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고, 국내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까지 원자로 가동 중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핵의 위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우려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원자력 산업을 확산시키기 위한 홍보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니다.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텐스에서는 한국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주최하는 <2011 세계 원자력, 방사선 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를 통해 “세계 5위 원자력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산업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전망과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컨퍼런스에서는,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났으므로 정부와 원자력계가 시간과 자원을 더 투입해 원자력의 안전성과 필요성을 홍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때맞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초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원자력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등을 주제로 글과 그림을 공모하는 <제20회 원자력 공모전>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원자력 홍보’ 또는 ‘찬핵 선전’사업은 국민의 전기세에서 그 비용이 충당된다.
오랫동안 고수해온 ‘원자력 안전신화’가 깨진 일본은 국민의 ‘반핵’ ‘탈핵’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원자력발전소들의 가동을 멈추거나 폐쇄시키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주력해 온 독일은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해, 원전을 품고 있는 국가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선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명이 다한 원전을 폐쇄하고, 원자력의존도를 낮추며 대안적인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가야 할 시기에, 아직도 ‘원자력 르네상스’ 타령을 하며 국민들을 더욱 기만하는 일에 세금을 쏟아 부으려 하고 있는가?
※ [일다 논평]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 - 박희정(편집장) 조이여울(기자) 정안나(편집위원) 서영미(독자위원) 박김수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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