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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駕洛, 가야)의 동쪽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이름의 낙동강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을 이루는 매봉산 천의봉에서 발원하여 자그마치 513.5㎞에 이르는 물길을 흘러가는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다. 남해에 도달할 때까지 굽이굽이 흐르는 동안 내성천, 위천 등 742개의 지류가 합류하며 영남지역의 대동맥으로 기능해왔다.
낙동강은 4대강 사업 전체 예산의 60%가 배정될 만큼 핵심 공사가 집중되고 있다. 정부의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낙동강에는 공식적으로 8개(상주, 낙단, 구미, 칠곡, 강정, 달성, 합천, 함안)의 보가 건설되고 있다. 이름은 ‘보’이지만 규모나 기능상으로 ‘대형댐’이라고 부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거기에 지류의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영주댐과 보현댐이 추가로 건설되고, 기존의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준설(하천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작업)되는 모래의 양도 엄청나다. 총 4억 4천만㎥의 모래가 준설될 예정인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350km) 너비 200m, 높이 6m로 쌓을 수 있는 양이다. 한강과 금강에서 준설되는 모래의 8배가 넘는다.
지율스님, ‘4대강 홍보 사실과 달라’ 국토해양부 장관 고소
작년 10월부터 안동과 상주 지역의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를 주관해 온 지율스님은 지난 16일 국토해양부 장관(정종환)을 상대로 4대강 사업 관련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국토해양부의 4대강사업 홍보영상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정부는 4대강 공사가 ‘흡입식’ 준설 공법으로 하천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홍보했지만, 지율스님은 고소장에서 낙동강의 경우 ‘흡입식’ 준설이 이뤄지는 곳은 10곳 미만이며, 대부분 지역에서는 직접 준설방식으로 준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준설선 주변에 촘촘한 망을 설치해 흙탕물이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게 하고, 강바닥에서 긁어 낸 준설토 역시 안전하게 처리해 오염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하며, 준설토는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주변 산업단지에 매립하거나 농경지에 흙으로 활용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율스님은 낙동강에서 촬영한 사진을 근거 자료로, 오탁 방지막 대부분 끊어져 있거나 설치되어 있지 않는 곳이 많았으며, 심지어 호스를 넣어 오폐수를 강으로 흘려보내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침사지의 물도 대부분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준설토 역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고발했다.
낙동강 상주보 공사 이후 강물 혼탁도 3배나 증가
실제 4대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을 가보면, 지율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
낙동강 상류에서는 상주보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전에는 1,2급수를 유지하던 맑은 물이었다는데, 지금은 강창교 밑으로 벌건 흙탕물이 흐른다.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이하 ‘상주 강습사’)에 따르면, 실제로 혼탁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어리석은 공사로 인한 생태 파괴는 경천대 일대에서도 목격된다. 오리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철새들이 많고 숲이 아름다웠던 곳. 이미 숲은 파헤쳐지고 준설된 모래를 쌓아올리고 있다. 몇 그루 안남은 나무들이 모래에 파묻히고 있다. 준설토를 쌓아올린 후 이 곳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생태낙원’이었던 곳을 파헤쳐 ‘인공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드라마 <상도> 촬영지가 있는 오리섬 주변 강변은 우리나라 최고의 수양버드나무 군락지로 꼽히던 곳이다. 공사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버드나무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베어졌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실에서 조사하러 내려오겠다고 하자, 부랴부랴 공사하는 쪽에선 ‘누군가 (다른 사람이) 베었다’며 고발을 했다는 웃지못할 사건도 있었다.
‘상주 강습사’의 김영희씨는 강주변 주민들의 여론에 대해 “보상받고 땅값 오르니 찬성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들이 보상비를 받아 전세로 가고 나면, 푸성귀 하나 일굴 논밭도 없이 살게 되는데, 그게 좋겠나” 반문했다.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도 주지 않고 “돈으로 농심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자연배수 안되는 위험천만한 공사, 홍수피해 우려돼
상주보가 들어서는 위치는 낙동강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강의 폭이 좁아지는 곳이다. 상주보 평수위는 제방의 1/2, 홍수위는 2/3로 계획되어 있다. 4대강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낙동강은 평균수심 7.4m로 준설되고, 설치되는 보의 높이는 9~13m에 달한다. 제방 옆 논 쪽에서 보면 사람의 한참 머리 위로 물이 흐르는 것이다. 위태로운 상황이다.
‘상주 강습사’의 박종관씨는 4대강 공사로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본류 수위가 높아지면 지류의 수위도 높아진다. 때문에 지류에도 제방을 쌓고 강을 직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자연배수가 안되고, 이로 인해 홍수 위험이 높아지므로 인위적인 배수 펌프장을 또 건설하고 있다. 박종관씨는 “대체 어쩌려고 이러는지” 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스위스와 독일에서는 강에 제방을 쌓고 직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대홍수를 부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닫고, 모래톱이 있는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적 흐름과는 반대로, 홍수 대비를 하나의 명분으로 삼아 4대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가 최병성씨는 4대강의 홍수피해가 정부에 의해 매우 과장되어왔다고 지적한다. 홍수피해가 컸던 2002년 태풍 루사 때도 전체 하천제방 피해 453건 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의 제방피해는 3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전체 110건 중 1건에 불과하다. 국토해양부의「한국하천일람(2007년 12월 31일)」에 따르면 4대강은 제방 등의 하천정비가 97. 3%로 완성되어 홍수대비가 끝났다. 즉, 홍수대비가 필요한 곳은 지방하천과 소하천이지 4대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수대비를 명목으로 홍수 위험을 키우고 있는 상주보는 7, 8월 장마 전까지 가동보 쪽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지금 무서운 속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종관씨는 “정기적으로 와보면 공사의 흐름이 느껴지는데 속도감, 진행되는 힘의 크기에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고, 그것이 자연을 얼마나 망가트릴 수 있는지” 두렵다고도 덧붙였다.
‘강의 원형’ 찾아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행렬
지금, 4대강 공사로 신음하고 있는 낙동강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은 상류로 갈수록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모래밭과 습지가 어우러져 강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낙동강에 부는 파괴의 광풍이 멈추기를 기도하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강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고자 낙동강을 찾는 것이다.
아직 강의 원형의 모습을 간직한 비경을 보며, 사람들은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는다. 아이들이 발을 담글 수 있는 맑고 얕은 강, 물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모래톱이 살아 있는 강. 가을동화의 주인공들이 거닐던 아름다운 회룡포 물길을 건너, 내성천의 모래밭을 맨발로 거니며 사각거리는 모래의 소근거림에 취한다.
4대강 건설로 ‘강의 원형’은 점점 훼손되어 갈 것이다. 회룡포는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모래공급이 끊기고, 하류에서는 낙동강 준설로 모래유실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회룡포의 모래는 유실될 것이다. 가까운 구담습지 또한 상류에 안동댐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백사장이었다고 한다.
물돌이 마을인 하회마을도 모래유실의 위험에 처해있다. 강변 양쪽으로 자전거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모래밭과 습지가 사라지고 자전거도로에 휘감긴 마을의 모습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난 뒤에야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인가. (박희정 기자) 남한강 일대 현장 소식-> [4대강 르포] “강이 사라지고 있다”
낙동강 상주보 공사 현장 ©일다 - 윤정은
거기에 지류의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영주댐과 보현댐이 추가로 건설되고, 기존의 안동댐과 임하댐을 연결하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준설(하천 바닥에 쌓인 모래나 암석을 파내는 작업)되는 모래의 양도 엄청나다. 총 4억 4천만㎥의 모래가 준설될 예정인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350km) 너비 200m, 높이 6m로 쌓을 수 있는 양이다. 한강과 금강에서 준설되는 모래의 8배가 넘는다.
지율스님, ‘4대강 홍보 사실과 달라’ 국토해양부 장관 고소
작년 10월부터 안동과 상주 지역의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를 주관해 온 지율스님은 지난 16일 국토해양부 장관(정종환)을 상대로 4대강 사업 관련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국토해양부의 4대강사업 홍보영상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정부는 4대강 공사가 ‘흡입식’ 준설 공법으로 하천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홍보했지만, 지율스님은 고소장에서 낙동강의 경우 ‘흡입식’ 준설이 이뤄지는 곳은 10곳 미만이며, 대부분 지역에서는 직접 준설방식으로 준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준설선 주변에 촘촘한 망을 설치해 흙탕물이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게 하고, 강바닥에서 긁어 낸 준설토 역시 안전하게 처리해 오염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하며, 준설토는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주변 산업단지에 매립하거나 농경지에 흙으로 활용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율스님은 낙동강에서 촬영한 사진을 근거 자료로, 오탁 방지막 대부분 끊어져 있거나 설치되어 있지 않는 곳이 많았으며, 심지어 호스를 넣어 오폐수를 강으로 흘려보내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침사지의 물도 대부분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며, 준설토 역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고발했다.
낙동강 상주보 공사 이후 강물 혼탁도 3배나 증가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의 박종관씨. 상주보 공사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일다-윤정은
낙동강 상류에서는 상주보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 전에는 1,2급수를 유지하던 맑은 물이었다는데, 지금은 강창교 밑으로 벌건 흙탕물이 흐른다.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이하 ‘상주 강습사’)에 따르면, 실제로 혼탁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어리석은 공사로 인한 생태 파괴는 경천대 일대에서도 목격된다. 오리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철새들이 많고 숲이 아름다웠던 곳. 이미 숲은 파헤쳐지고 준설된 모래를 쌓아올리고 있다. 몇 그루 안남은 나무들이 모래에 파묻히고 있다. 준설토를 쌓아올린 후 이 곳은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생태낙원’이었던 곳을 파헤쳐 ‘인공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다.
드라마 <상도> 촬영지가 있는 오리섬 주변 강변은 우리나라 최고의 수양버드나무 군락지로 꼽히던 곳이다. 공사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수백 년 역사를 가진 버드나무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베어졌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실에서 조사하러 내려오겠다고 하자, 부랴부랴 공사하는 쪽에선 ‘누군가 (다른 사람이) 베었다’며 고발을 했다는 웃지못할 사건도 있었다.
‘상주 강습사’의 김영희씨는 강주변 주민들의 여론에 대해 “보상받고 땅값 오르니 찬성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들이 보상비를 받아 전세로 가고 나면, 푸성귀 하나 일굴 논밭도 없이 살게 되는데, 그게 좋겠나” 반문했다.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도 주지 않고 “돈으로 농심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자연배수 안되는 위험천만한 공사, 홍수피해 우려돼
물이 굽이치며 돌아가는 회룡포는 강의 원형이 남아있는 곳이다. 4대강 공사가 진행되면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사라진다. ©윤정은
‘상주 강습사’의 박종관씨는 4대강 공사로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본류 수위가 높아지면 지류의 수위도 높아진다. 때문에 지류에도 제방을 쌓고 강을 직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자연배수가 안되고, 이로 인해 홍수 위험이 높아지므로 인위적인 배수 펌프장을 또 건설하고 있다. 박종관씨는 “대체 어쩌려고 이러는지” 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스위스와 독일에서는 강에 제방을 쌓고 직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대홍수를 부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닫고, 모래톱이 있는 자연하천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적 흐름과는 반대로, 홍수 대비를 하나의 명분으로 삼아 4대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가 최병성씨는 4대강의 홍수피해가 정부에 의해 매우 과장되어왔다고 지적한다. 홍수피해가 컸던 2002년 태풍 루사 때도 전체 하천제방 피해 453건 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의 제방피해는 3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전체 110건 중 1건에 불과하다. 국토해양부의「한국하천일람(2007년 12월 31일)」에 따르면 4대강은 제방 등의 하천정비가 97. 3%로 완성되어 홍수대비가 끝났다. 즉, 홍수대비가 필요한 곳은 지방하천과 소하천이지 4대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수대비를 명목으로 홍수 위험을 키우고 있는 상주보는 7, 8월 장마 전까지 가동보 쪽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지금 무서운 속도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종관씨는 “정기적으로 와보면 공사의 흐름이 느껴지는데 속도감, 진행되는 힘의 크기에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심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고, 그것이 자연을 얼마나 망가트릴 수 있는지” 두렵다고도 덧붙였다.
‘강의 원형’ 찾아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행렬
병산습지. 낙동강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윤정은
아직 강의 원형의 모습을 간직한 비경을 보며, 사람들은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는다. 아이들이 발을 담글 수 있는 맑고 얕은 강, 물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모래톱이 살아 있는 강. 가을동화의 주인공들이 거닐던 아름다운 회룡포 물길을 건너, 내성천의 모래밭을 맨발로 거니며 사각거리는 모래의 소근거림에 취한다.
4대강 건설로 ‘강의 원형’은 점점 훼손되어 갈 것이다. 회룡포는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모래공급이 끊기고, 하류에서는 낙동강 준설로 모래유실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회룡포의 모래는 유실될 것이다. 가까운 구담습지 또한 상류에 안동댐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백사장이었다고 한다.
물돌이 마을인 하회마을도 모래유실의 위험에 처해있다. 강변 양쪽으로 자전거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모래밭과 습지가 사라지고 자전거도로에 휘감긴 마을의 모습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난 뒤에야 잃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인가. (박희정 기자) 남한강 일대 현장 소식-> [4대강 르포] “강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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