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믿어야 치유의 길이 열린다 -이경신이 말하는 최현정의 이경신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고, 또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때로는 그 상처가 너무나 커서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이 되기도 하고, 암에 걸리거나 심장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몸이 상하기도 한다. 마음의 상처가 고통이 되어 몸이 병들고, 망가진 몸 때문에 마음의 병이 더 깊어지는 괴로운 상황을 벗어날 방도를 찾지 못해 힘겨워하는 사람들, 이들의 경험이 특별하다 볼 수는 없다.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이 경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고통 받고 있지 않다면, 과거 어느 때 겪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앞으로 언젠가 겪어내야 할 수도 있다. 우리가 경쟁적이고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사회에서 살아가야 한..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 (33) 책 읽기의 놀라운 경험 이경신 ▲ 알베르토 망구엘의 (세종서적, 2000) 표지. 지금 나는 부엌에서 알베르토 망구엘의 를 읽고 있다. 가까스로 실내로 비집고 드는 햇살에 의지해 책의 활자를 천천히 눈으로 더듬어간다. 우리 집에서 책 읽기 가장 좋은 공간은 부엌이다. 온갖 자료와 책들, 컴퓨터, 프린터, 잡동사니가 어지럽게 놓여 있는 책상 위보다는 식탁 위가 한가롭기 때문이다. 적어도 독서대를 펼칠 정도의 여유 공간은 언제나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식탁은 빈 공간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답답하지 않아 좋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식탁을 책상 대신으로 사용해 온 까닭도 도서관의 열람실이나 독서실의 칸막이 책상보다는 그냥 앞이 탁 터여 있는, 넓지막한 탁자가 책 읽기에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