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생 성폭력’ 계기로 대책 요구 목소리 십대 후반, 감기 기운이 있어 동네 내과를 찾았던 때의 일이다. 반백의 머리를 한 나이든 의사가 진찰을 위해 옷 속으로 청진기를 집어넣었다. 순간 나는 ‘악’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청진기와 함께 들어온 손이 내 가슴을 움켜쥐었기 때문이다. 의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진찰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보자 ‘진찰 과정이 으레 이런 것인가’ 당황과 혼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얼마 후 다른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청진기를 옷 속으로 넣지 않고도 진찰을 했다. 물론 가슴을 쥐는 일 따윈 없었다. 그 때서야 분명히 깨달았다. 내가 지난 번 갔던 병원의 의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거라는 사실을. 가슴을 잡혀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도 나는 왜 아무런 말도 하지 못..
[이 주의 일다 논평] 고려대 의대 성폭력 사건 外 [이주의 일다 논평] 코너가 시작되었습니다. 한주 간의 이슈와 사건에 대한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관점을 볼 수 있는 기획 연재가 될 것입니다. ▲ 남편에게 살해되는 이주여성들…한국은 어떤 사회인가 故 레티김동(베트남) 2007년 3월 대구, 입국 8개월 만에 임신한 채 갇혀있던 아파트 9층에서 밧줄 타고 내려오다 떨어져 사망. 故 후안마이(베트남) 2007년 6월 천안, 입국 한달 만에 남편 구타로 갈비뼈 18대가 부러진 채 사망. 2주 만에 사체 발견. 故 체젠다(캄보디아) 2010년 3월 춘천, 보험금 노린 남편이 수면제 먹이고 방화. 故 탓티황옥(베트남) 2010년 5월 부산, 입국 일주일 만에 정신질환자 남편 칼에 찔려 사망. 故 황티남(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