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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日 여성언론 <페민>이 전하는 현지 상황과 여성들의 목소리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 사회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쓰나미 피해로 냉각장치 이상을 일으킨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상황은 미국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넘어서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의 상황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언론 <페민>의 편집장 아카이시 치에코씨가 전합니다.-편집자 주
[일다의 독자 여러분께]
여성민주신문 <페민>의 편집장 아카이시입니다. 페민 사무실 직원들과 회원들은 현재까지는 전원 무사합니다. 많은 염려를 끼쳤습니다.
3월 11일 14시 46분경, 일본의 도호쿠(東北)지방의 산리쿠오키 진앙지로부터 진도 9.0(당초 발표는 8.8이었지만 정정되었음)의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쓰나미에 의한 막대한 피해
▲ 강진 발생 후, 정전으로 운행이 제한된 전철역에서 역무원에게 문의하려고 모여든 승객들 © 페민
지진발생 약 30~40분 후에는 일본의 도호쿠, 간토, 홋카이도(결국은 거의 전국)에 이르는 태평양 해안에 거대한 쓰나미가 덮쳤고, 그 높이가 10미터를 넘은 지역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리쿠젠타카타시(市)처럼 시 인구의 3분의2 이상이 쓰나미에 의한 피해로 행방불명이 된 곳도 있습니다. 보도된 사망자만도 2만 명을 넘습니다.
이번 쓰나미의 피해 지역은 칠레해 지진(칠레에서 몇십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대지진. 칠레 지진은 태평양에 위치한 하와이를 비롯, 일본 열도까지 쓰나미를 일으키며, 가장 최근의 칠레 지진은 2010년 2월 27일임. -역주) 등으로도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습니다. 리아스식 해안의 복잡한 지형이 쓰나미의 높이를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다로우라는 마을(현재의 미야코시)은 몇 미터의 제방을 쌓아 대비했지만, 쓰나미는 가뿐하게 제방을 넘어 주택가를 덮쳤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지대로 대피했지만, 한발 늦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후쿠시마에 사는 어느 모자 가정의 어머니는 ‘쓰나미가 온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을 차에 태운 순간, 뒤에서 쓰나미가 닥쳐왔다고 합니다. 필사적으로 높은 지대로 도망칠 수 있었다지만, 상상만으로도 오싹한 일입니다.
수도권도 진도 6으로 흔들리며 교통기관이 멈췄습니다. 그 결과 귀가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량으로 발생(귀가난민)하여 회사에서 밤을 보낸 사람, 집까지 걷는 사람, 역에서 기다리는 사람, 중간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페민 직원 세 명도 사무실에서 묵었습니다.
또, 귀가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치바현의 보육원에 아이를 맡기는 한 직원은, 남편 회사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남편은 자전거로 아이들을 데리러 갔는데, 같은 보육원의 부모가 맡아주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당시 북쪽 지방을 여행 중이어서 지진을 직접 만나지는 않고, 다음날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지진 피해 지역 중에는 지금까지도 전기, 가스, 수도 라이프라인이 복구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새카만 암흑 속에서 밤을 지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식료품, 물도 없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한신아와지 대지진 경험으로부터 피해 대책에 성별 격차를 고려한 젠더(gender)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특히 지진 피해시 성폭력 피해가 많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정부관계자에게도 대피소에 생리용품이나 기저귀, 우유를 보급할 것, 칸막이를 설치할 것, 여성화장실에 거울을 비치할 것, 피난소 운영에 여성을 가담시킬 것, 성폭력을 포함한 상담창구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장애인단체도 장애인의 입장에서 필요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라디오 등에서 다언어 방송을 하도록 하는 등 16년 전의 경험을 살린 대응을 하고 있지만, 아직 현지 상황이 요구만큼 이르지 못한 곳도 많은 것 같습니다.
쓰리마일을 넘어서는 위태로운 원전 상황
하지만 지금 가장 중대한 문제는 원자력발전의 상황입니다. 이번 지진의 피해 지역은 원자력발전소가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미야기현 온나가와 원자력발전소,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제2원자력발전소가 쓰나미가 높았던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보도와 원자력 자료정보실로부터의 정보를 종합하여 이야기드립니다. 우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쓰나미가 덮쳐, 가동 중이었던 1호기부터 3호기까지는 긴급정지장치가 작동하여 제어봉이 들어가고 원자력발전은 긴급 정지되었습니다. 4호기에서 6호기는 정기 점검중이었습니다. 온나가와 원자력발전소도 정기 점검중이었습니다.
▲ 3월 16일 현재의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텔레비전으로 방송되고 있다. 외벽이 무너져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용해에 따른 노심의 붕괴를 막고자 필사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원자로는 긴급 정지된 후에도 냉각수를 순환시켜 냉각시켜야 하는데, 전기도 피해를 입고, 더군다나 비상용 전원도 쓰나미로 파손된 탓에 물을 순환시킬 수 없어져 노심의 온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그 결과 1호기에서는 3월 12일 오후, 수소폭발이 일어났고, 건물의 윗부분이 날아갔습니다. 그 후에도 해수를 넣어 필사적으로 냉각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이어서 3호기에서도 14일 오전에 수소폭발이 일어나 원자로 건물이 손상을 입었습니다. 3호기의 경우, 우라늄연료가 아닌 맹독 플루토늄과 우라늄 혼합연료를 태우는 플서멀(Plutonium Thermal Use 일본식 약어. 핵 재처리시설의 폐연료봉에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연료물질이 추출되는데, 이렇게 회수된 플루토늄을 우라늄과 섞은 MOX-우라늄 플루토늄 혼합산화물 연료를 경수로에서 재차 이용하는 것 -역주) 방식이므로, 만약 연료가 외부에 방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위험은 1호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2호기도 해수 주입 중 두 번에 걸쳐 냉각수가 없어져 연료봉이 전체가 노출되며 15일 아침에 폭발, 압력억제실이 손상되었습니다. 정기 점검 중이었던 4호기도 사용이 끝난 연료를 격납용기의 바깥 건물에서 냉각하고 있었지만, 지진 때문에 냉각수조의 물이 줄어든 탓에 온도가 상승, 수소가 발생해 화재가 일어나고 건물도 손상을 입었습니다.(앞으로 5호기가 같은 상황이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6호기에는 전원이 있다고 합니다.)
거듭되는 수소폭발과 압력을 내리기 위한 수증기 방출, 화재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의 현지의 방사능 노출량은 매우 높아져 있습니다. 한때는 400mSv(밀리시버트)라는 급성 장애를 일으키는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자위대나 미군도 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막기 위해 동원되어 있습니다.
피폭에 대한 엄청난 공포,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
우리는 원전이 손상된 것을 알았을 때부터 광범위한 피폭의 위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 때, 일본까지 방사능 물질이 날아온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당초 10킬로미터 권내, 이어서 20킬로미터 권내의 주민을 대피시켰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만일을 대비한 대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방사능노출량은 상당히 위험한 양이라고 생각됩니다. 수도권은 평상시의 몇 배 수준이지만, 만약 3호기 사고에 의해 연료가 흩뿌려지면 방사능 노출량은 치솟을 것입니다.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지금 피난을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미 간사이 지역으로 피난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참한 것은 쓰나미에 의한 피해를 입고 대피소에 머무는 사람들, 휘발유가 없어 차량 이동도 못하고, 이동은커녕 식료품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후쿠시마현 내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불안 속에 놓여있습니다.
저는 수도권의 지자체가 하다못해 100명 단위라도 좋으니 지진피해자들을 수용해 피난처를 제공하길 바란다는 요청서를 지자체에 보냈습니다. 이미 마츠도시(市)는 이렇게 피난민을 수용했습니다.
정보 부족과 혼란이 불안을 더하게 해
원전 재해에 따라붙는 것이 정보의 혼란입니다. 정부는 “패닉이 일어나지 않도록”이라며, “안심해도 된다”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의 방사능”이라고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쿄전력 간부조차도 상황을 어디까지 파악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자민당 정권 때와 비교하면 정보가 공개되는 편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정보는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사람들은 정보 부족 때문에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원전의 방사능 양과 같은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데, 순간순간 변화하는 원전 사고의 상황, 방사능 양을 체크할 정도로 불안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메일이 오가고, 그 중에는 걱정을 부채질할 뿐인 내용도 있습니다.
방사성 요소(尿素)가 이미 도쿄까지 조금씩 도달하고 있지만(도쿄도 발표), 방사성이 아닌 안정 요소를 체내에 먼저 축적해두면 방사능 오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소제를 복용하면 되겠지만, 시중에서 요소제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추천하는 방법은 다시마나 미역 등의 해초류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는 정보지만, 정부관계자는 이마저도 부정하고 있어 불필요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침착하고 주의 깊게, 하지만 긍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지금만큼 어려운 때는 없었습니다.
한국은 일본에서의 거리는 (도쿄에 비해) 상당히 멀지만, 앞으로 식물오염 등을 염려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오염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현재는 서풍이나 북풍이 많아 태평양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탈 원자력, 자연에너지 정책만이 답”
저희는 이십년 이상 원자력발전 반대 운동을 해왔습니다. 체르노빌이나 쓰리마일 등의 대참사를 교훈삼아 한시라도 빨리 원전을 멈추도록 활동해왔습니다. 작은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그나마 작은 사고라 다행이다', '이번 경험을 거울 삼아 원자력 발전을 멈춰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정부도, 일본 사회도 그 작은 사고로는 원전 정책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시아까지 수출을 늘리고자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대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방사능 영향에 의한 암 사망자는 장시간이 지난 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원전은 상상 이상의 사고가 없는 한 안전하다고 정부 측은 말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탈 원자력 발전, 자연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희생을 어떻게든 가치 있게 살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행인 것은 가미노세키 원전 공사가 일시 중단되었다는 점입니다.
지진 후, 자원봉사자들도 점차 도호쿠를 향할 겁니다. 하지만 경기는 나빠지고 대량의 실업이 일어날 것이고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 겁니다. 일본이 이러한 상황에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겁니다. 저는 자연에너지 정책을 통한 고용 창출과, 복구지원 과정의 고용창출밖에 방법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에 앞서, 피폭을 감수하고 현지에 있는 작업자들과 지원을 위해 달려간 사람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어떻게든 진정되기를 희망하지만, 그 희망조차도 시시각각 작아지고 있습니다. (아카이시 치에코 / 번역- 고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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