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리가 난다 생명의 명랑성①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페미니스트 저널 1. “꽈악, 꽉, 꽈악꽈악 꽉꽉꽈아악~” 아직 어슴프레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소리가 온다. 그 소리에 잠자던 몸속에서 스멀거리며 무언가가 올라온다. 따뜻한 이불을 걷어내고 자리옷 차림으로 긴 담요 한 장을 몸에 두르고 집 앞의 양피못으로 간다. 오리들이다! 겨울이면 어김없이 오는 생명들. 오리 소리다. 수십 마리의 오리가 양피못에 앉아 유유히 물살을 가르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십여 마리의 오리 떼가 왔다. 그 후로 해가 지나면서 점점 늘어 이제는 육칠십 마리가 떼 지어 온다. ▶ 못에서 노는 ..
초승달을 보며 아궁이에 불을 때다 겨울 집의 즐거움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feminist journal 일다 바로가기 겨울의 맛, 장작불때기 ▶ 초승달 뜬 밤 ⓒ김혜련 겨울이다. 남산 집에서 겨울의 맛을 이야기 한다면 단연 ‘초승달 보며 장작불때기’다. 음력 초사흘부터 눈에 띄기 시작하는 달은 하루에 50분 정도씩 늦게 떠오른다. 초승달은 저녁 여섯시쯤 떠서(실은 지는 달이다. 낮 동안은 보이지 않다가 어두워지면 지는 달이 보이는 거다) 잠시 머무르다가 일곱 시쯤이나 되면 서쪽으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어느 날은 반가운 달이 떠서 ‘얼른 들어가 따뜻한 옷 입고 나와서 실컷..